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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09 여고생 혼자 프랑스 파리 여행, 그 10일간의 기록

여행을 떠나면 더욱 더 나를 돌아보게 됨을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강북학습관 김윤재 학생의 여행기 2탄

 

여행 계획은 독일 캠프에서부터 세우기 시작했는데,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캠프 프로그램이 끝나고 밤마다 여행지를 검색해보며 숙소를 예약해야 했는데, 제가 청소년이라서 나이 제한부터 공인인증서까지 있는 복잡한 결제 시스템을 거쳐야 했습니다. 여행을 갈 수 있을지부터 고민되는 시작이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많은 어려움을 넘어 여행 길에 올랐습니다. 프랑스 현지 할머니 댁에 룸쉐어를 하기로 결정했고, 소매치기로 유명한 북역에서 쉐어 하우스까지 급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와중에 다채로운 경험을 하라는 하늘의 뜻인지 프랑스 지하철 4호선이 무너졌습니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어려운 프랑스 열차를 또 갈아타야 했습니다. 

 

20kg이 넘는 가방을 끌며 이동하는데 첫날부터 제 백팩을 여는 소매치기를 만났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그 사람은 여자친구와 함께 저에게 밝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말문이 막혔습니다. 화내야 할 상황인데 화도 나지 않고 황당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혼자 있는 것이 무섭고 불안해졌습니다. 

 

숙소에서는 따스한 인상의 할머니가 좋지 않은 집에서 저를 가다리고 계셨습니다. '아..이런..'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언제 또 이런 다락방에서 앵무세 소리를 울음소리를 들으며 자보겠어.'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꿨습니다. 이 날이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배운 B.O.S(Brain Operating System)법칙을 알차게 사용한 날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아무 계획도 없었기에 무작정 '산책이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매일 집을 나섰습니다.  주인 아주머니 추천대로 노트르담에서 에펠탑까지 세느강을 따라 걸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저는 구글 지도를 사용할 생각도 못했고 이틀 내내 길만 잃었습니다. 그러다 팡테옹이라는 프랑스 혁명인들의 무덤을 가게 되었습니다.우연히 들어간 그곳의 분위기에 압도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단순히 예쁜 건축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상을 느끼고 위대한 작품을 남긴 작가들의 삶을 배우기 위해서구나, 나는 현지에 사진으로는 보지 못할 감동을 얻으러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쯤 숙소를 옮겨야 했는데 ,마침 한인텔이 있어서 더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술관 및 박물관으로는 오르세미술관, 로뎅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 피카소 미술관, 앵발리드, 오랑주리 미술관 쥬드폼 국립 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18세 미만이라 모든 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 예약은 그렇게 힘들더니, 박물관들이 여행 내내  저를 신나게 했습니다.

 

루브르박문관에서는 전 세계의 시대별 작품들이 방대한 양을 자랑했습니다. 미술책으로만 보던 작품들이 일렬로 쭉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위대함에 감동과 동시에 한숨이 나옵니다. 작품 하나 하나에 힘이 있고 그 붓질에서 전해져 오는 세세한 감동은 감히 사진으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르세 미술관은 부담스럽지 않은 규모에 좋은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밀레, 고흐, 마네 모네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었는데, 저는 특히 5층 인상주의 작품에 가장 감명 받았습니다. 사진기에 쫓겨 재현미술을 포기하자 훨씬 넓은 세상이 당시 작가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 어린 나이지만 작품 앞에 서서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인생에 대한 자세를 생각했습니다. 눈 앞의 변화에 휩쓸리기 보다는 붙잡던 것을 놓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제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로뎅 미술관에는 조각품들이 모여 있었고 '생각하는 사람' 동상도 같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때에는 미대생들이 그 섬세한 표현을 그림에 담으려 찾아 오기도 합니다. 풍부한 표정을 담아낸 작품을 보고 있자면  그 조각상이 저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표정이지만 그들 앞에서 로뎅의 인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퐁피두 센터는 그 독특한 외관에서부터 현대미술관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건축물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것이 처음에는 기괴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포스트 모던에서 볼 수 있는 해체주의를 용감하게 건축물에 적용시킨 예임을 알고나니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퐁피두센터의 작품은 고전 미술보다 더 명확하고 날카로운 주제 전달을 느낄 수 있었고, 절망, 고독, 빈부격차 등 현 시대의 문제점을 주제로 많은 비판적 요소를 담고 있었습니다. 

미술관에서 '난 어떠한 생각으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봤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가는 이러한 삶을 살았구나.'를 느끼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여러 작품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작가들이 살아 돌아와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외에도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개선문, 몽마르트등 많은 관광 명소를 찾아가고 여러 사람을 만나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중 제게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나와 함께인지가 같은 장소라도 그 곳을 다르게 만들어주고 나를 변화 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제가 누구인지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전보다 또렷한 눈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제일 잘해야지.' '내가 최고여야 해.' 가 아닌 '우리 벤자민학교 학습관 친구들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텐데.' '같이 성장하고 싶다.' '내가 도와주고 싶다.' 라는 마음이 가득 차오르게 되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덜렁거렸는데도 소매치기는 많이 마주치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양 여자라는 이유로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덕분에 재밌는 추억거리가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위기에 대처하는 제 자신의 모습도 왓칭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길을 잃었지만, 그 덕에 파리 구석 구석 뿐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유롭고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제가 원하는대로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마지막 날 다시 독일로 돌아가는데 그 어렵던 독일 지하철을 이제는 쉽게 타는 저를 보며 신기했습니다. 별의 별 일을 겪으면서 문제 해결력을 많이 길렀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으로 진정으로 제 자신을 믿고 사랑하게 되었고 주변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집중하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잇는 힘이 길러졌습니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강북학습관 김윤재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체험적 인성교육과정을 통해 스스로 꿈을 찾는 1년 과정의 미래형 대안 고등학교입니다. 학생들은 교과수업, 성적, 시험이 없는 환경에서 자기성찰을 하고 세상속에서 다양한 체험활동과 자기주도적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교사와 멘토들의 지원 속에 홍익의 꿈을 가진 인성 리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A Dream Year Project'
<벤자민인성영재학교>

www.benjaminschool.kr
10월 1일부터 홈페이지에서 신입생 모집을 시작합니다.

 

 

 

 

 

 

 

 

 

Posted by 벤자민인성영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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